기후 역습 유전자 규제로 대비 못하는 한국
- 사과는 높은 온도에서는 색깔이 빨갛게 안 나와서 상품성이 떨어지는데, 만홍은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12년에 걸친 연구 끝에 최근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대구 군위에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에 특작과학원 사과 연구소, 국내 유일하게 국가 기관 사과연구소인 이곳 27만 8000㎡(약 8만 4000평)
재배 용지에는 30여 개 사과 품종이 빼곡히 들어찼다. 최근 연구진이 집중하는 분야는 기후공습 대응이다. 온대과일인 사과가 급격히 아열대화하는 한반도에서도 잘 자랄 수 있도록 신품종을 내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착색 문제를 덜기 위해 아예 황록색(확옥)이나 노란색 품종(골든볼)을 개발했고, 최근에는 과수원 온도를 낮출 수 있도록 스마트폰으로
냉수를 살포하는 무인 스마트팜 기술도 확보했다.
문제는 시간
- 품종 교배는 수천번 교배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신품종을 내놓는 데 10~15년 전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품종 교배 기술만으로 기후공습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대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농진청이 2011년 품종 개량을 통해 기후 온난화에 대비해 내놓은 배 품종 '기후 1호'가 대표적이다.
온난화에 대응해 겨울철 고온에도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품종을 개발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도 실제 유통량은 통계에 저대로 잡히지 않을 만큼 미미하다. 기후 변화에 강한 대신 얼룩덜룩한 외관으로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품종 개량과 함께 유전자 변형 기술 물꼬 터줘야
- 기후변화에 저항성이 높은 품종을 만들려면 유전자 형질 변형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법 규제로 국내 연구진이 해외에서 연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규제를 개선해 기후 대응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 국내 유전자 형질 전환 기술은 규제에 꽉 막힌 상태다.
' 유전자변형새물체(LMO)법' 상 유전자를 변형한 농작물을 비롯한 LMO를 개발할 대는 중앙 행정기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최근 농진청이 가뭄 내성이 있는 콩 종자 개발에 나서려고 했다가 결국 국내 법 규제를 피해 남미 우루과이에 연구실을 연 것도 이 때문이다.
- 민간에서는 아예 연구를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대형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전자 변형 실험규제가 강하다 보니 연구개발(R&D) 활동을 할 이유가 없다. 품종 개발 위주로 연구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1대 국회에서 신규 LMO 연구 승인을 완화하고, 위해성 심사를 면제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환경 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못했고, 관련 법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환경단체를 설득 할 수 있는 방법 검토
- 22대 국회에서 LMO 법 개정 재추진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는 신규 유전자 변형 연구가 자연적인 돌연변이 수준의 안전성을 갖춘 경우에는 위해성 심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전자 변형 생물체 위해 정도에 따라 개발과 실험활동을 승인 대상과 신고 대상으로 구분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담길 전망이다.
유전자 변형에 대해 농업계와 소비자 단체, 산업계가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가 투명하게 관련 논의를 공개하고 내용을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각국에서 식량안보가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만성적으로 낮은 국내 곡물 자급률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유전자 연구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2022년 기준 국내 곡물 자급률 22.3%로 대부분 소비 곡물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콩(7.7%0, 옥수수(0.8%), 밀(0.7%) 자급률이 크게 낮다.
기후공습에 대비해 수산물 R&D 필요성
- 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양식과 채취 가능 시기가 짧아지며 국민 소비가 빈번한 김 생산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수산물 연구는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풀무원은 2021년부터 육상에서 김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김 육상양식 허가를 따냈다.
바다와 똑같은 생육 환경을 만든 수조에서 재배하는 방식이다. 풀무원은 현재 월 10kg이상의 육상양식 물김을 생산 중인데, 해상약식과 다르게 품질이 일정한 물김을 1년 내내 생산할 수 있다.
폭염/병충해도 끄떡없는 실내 수직 농장
- 급격한 기후변화로 눙수산물 성장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면서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에그테크' 확보전이 치열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경남 거창군은 지방자치단체로는 최대 규모인 컨테이너형 수직 농장을 자체 농업기술센터에 설치해서 올해 2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약 126㎡ 규모에서 로메인, 프릴아이스를 비롯한 유러피언 상추 4종을 재배하고 있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규격과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거창군 관계자는 "수직농장은 휴대폰 하나로 재배 환경을 제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기업도 스마트팜 사업에 참여
- CJ프레시웨이는 제주, 충남 서산, 경북 의성에 있는 스마트팜에서 생산한 마늘/양파/감자를 전량 매입하는 계약재배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신세계푸드도 농가에 스마트팜 설비 구축을 지원하고, 농가가 재배한 농산물을 전량 납품받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트업 넥스트론은 작년 강원태백에 4521㎡ 규모의 세계 첫 실내 딸리 농장을 준공했다. 농작물 종류에 따라 맞춤형 가시광선을 발산하는 광합성용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해 생육 기간도 인위적으로 단축했다. 수확 기간은 6개월로 짧고, 제철이 아닌 한여름에도 딸기를 수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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