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무/박봉에 가축 수의사 기피
- 전국 축산업계가 가축방역관 부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역관에 지원하는 수의사가 없어서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소위 돈 되는 동물병원 개원의는 급증했지만 필수 의료로 꼽히는 방역 담당 수의사는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방역관 등의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방역 공백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축방역관 10명 중 4명 공석
-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가축방역관 적정 인원의 42.1%가 공석이다. 이마저도 15.8%는 수의대를 졸업한 뒤 대체복무하는 공중방역수의사로 채우고 있다. 농가 축산 방역에 종사하는 인력은 세 부류로 나뉜다. 수의직 공무원에 해당하는 가축방역관, 병역 대체 복무직인 공중방역수의사, 동물병원 개원의를 위촉하는 공수의 등이다.
가축방역관이 줄어들자 대체복무자인 공중방역수의사로 충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아졌다. 전라북도는 적정 인원 206명 중 95명을 확보했는데, 이 중 24명이 공중방역수의사다. 필요 수의사 276명 중 125명만 충원된 경기도 역시 공중방역수의사가 41명을 차지한다.
공중방역수의사도 감소 추세
- 지역 축산 방역에 큰 역할을 하는 공중방역수의사도 감소하는 추세다. 병무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매년 필요한 공중방역수의사는 150명이지만, 충원 인원이 2023년 127명, 2024년 103명으로 줄었다. 한 수의사는 "훈련 기간을 포함해 복무 기간이 28개월에 달해 현역병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라고 했다.
낮은 처우에 반려동물 시장 쏠림
- 방역 담당 수의사가 줄어드는 것은 반려동물 시장이 커진 영향이 크다. KB금융지주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552만 가구가 1262만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시장 성장과 함께 반려동물 의사 수입도 크게 올랐다. 한 수의사는 "반려동물 임상 의사의 경우 초봉 기준 월 400만 원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농장 수의사 처우는 제자리 걸음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수의직렬 기준 초봉 월 250만 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수의직 수당 월 25만~60만 원을 지급하지만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했을 때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소임상 학회 회장을 지낸 류일선 아시아동물연구소장은
"급여 차이가 벌어지면서 사실상 임상수의사 10명중 9명이 반려동물 진료를 하고 있다. 제왕절개를 할 수의사가 없어 어미 소와 새끼가 죽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급여 외 처우 개선도 미흡
- 공무원으로 일하면 의사직은 4~5급에 임용되지만, 수의사직은 7급으로 시작하고 진급 가능성도 적다. 대한수의사협회 관계자는 "강원도에서는 수의직 공무원을 6급에 채용하겠다고 하지만 퇴임할 때도 6급 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거기다 업무도 고된 편이다.
한 지자체 관계는 " 가축이 많은 지방에서는 현장 업무가 많아 격무에 시달리는 수의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수의사 수를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수의대 신설, 수의대 증원 등에 기존 수의사들이 '이미 과잉 상태'라며 반대하기 때문이다.
- 전문가들은 방역을 담당할 수의사를 키우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감염성 질병이 유행하며 수의사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인수공통전염병(코로나19/원숭이 두창/조류인플루엔자), 가축전염병(구제역/아프리카돼지열병), 관리가 국가 보건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게자는 "2016~2017년 구제역을 겪으며 방역 관련 필수 인력이 대폭 늘어났다. 수의사 유입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처우 개선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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