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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상

늘어난 캥거루족 원인과 셀프 부양 준비하는 부모

by 신끼루 2022. 7. 29.

캥거루족-원인-셀프부양
캥거루족 원인과 셀프부양 준비하는 부모

빚투 부메랑에 캥거루족 다시 늘어난다

- 올해 들어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다시 부모 경제력에 기대는 캥거루족이 늘어나고 있다. 주식, 코인처럼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젊은 층이 대출금리와 물가 인상에 시달리면서, 캥거루족으로 복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40대 이하 성인 남녀 가운데 29.9%는 부모와 동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 특히 결혼하지 않은 경우에는 캥거루족 비율이 더 높았는데, 이 연령대 비혼 성인 남녀 중 64.1%가 부모와 동거하고 있었다. 60대 이상 가구주와 자녀가 함께 사는 비중은 2011년 33.4%에서 2019년 29.3%까지 떨어졌지만, 2021년 30.3%로 다시 증가했다. 그만큼 청년층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이례적으로 부모와 동거하는 가구가 최근 늘고 있다는 의미다. 

 

 

 

높아진 생활물가 

- 실제로 생활물가가 급등하면서, 다시 부모의 경제적 우산 속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씨는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구해 독립했는데,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서 부모님 집으로 가려고 한다. 물가도 많이 상승하면서, 소비를 줄였는데도 생활비가 부족해서 부모님과 살면서 비용을 절약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분별한 투자 

- 무분별한 투자로 빚더미에 앉은 사람이 늘어난 것도 캥거루족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30대 이하 청년층의 카드 리볼빙 금액은 2017년 말 기준 1조 8713억이었는데, 2021년 말 2조 2720억까지 늘었다. 팬데믹 기간에 카드값으로 생활하다가 결국 '빚의 늪'에 빠진 청년들이 급증한 결과다. 

 

- 지난 3월 기준 20대 이하 청년층의 가계대출 총액은 95조 665억으로 작년 대비 12.7% 증가했다. 이건 다른 연령대와는 다르게 30대 이하 층이 주식과 코인에 대거 투자한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결과다. 거래소 빗썸이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투자자 가운데 20/30대 비중은 62.4%에 달했다.  이것은 작년 조사된 49% 대비 13.4%나 늘어난 수치다.

 

- 이런 상황에서 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가 급격히 오르자, 독립을 포기하고 캥거루족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펼쳤던 양적 완화의 후유증을 젊은 층이 직격으로 맞았기 때문이며, 경제 활력을 높이지 못하면 청년 세대의 경제적 부담을 부모 세대가 지는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나이 60에 자격증으로 셀프 부양 준비 중

-  직장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포 모씨는 국가자격증만 4개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전기기사 자격증을 땄고, 올해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다. 포씨는 100세 시대를 대비하려면, 예순(60)이 넘은 나이에도 쉴 틈이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젊은 사람과 겨뤄서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자격증을 따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주변에서도 내 영향을 받아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다"라고 말했다. 

 

 

-  일명 '마처세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로, 본인들은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라는 뜻이다. 대체로 베이비 부머(1955~1963년 생)에 속하는 사람들로, 최근 은퇴했지만 아직 독립하지 못한 자녀와 준비가 덜 된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은퇴와 동시에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하려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50대 이상에서 불고 있는 자격증 열풍

- 이들은 국가자격증 시험을 가장 선호한다. 최소 20~30년 동안 직장을 다니면서 축전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평생직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자격증 만학 돌풍 덕에 작년 이들의 자격증 취득자 수가 30~40대 젊은 층보다 많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21년 국가자격을 취득한 50대 이상 인구는 총 11만 6177명에 달했다. 

 

- 같은 기간 30대는 10만 2325명, 40대는 10만 3025명에 그쳐 월등히 적었다. 50대 이상 장년층이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건수는 최근 5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7년에는 6만 2560명으로 작년 취득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50대 이상 국가자격증 취득자는 해마다 많게는 작년 대비 30% 이상 폭증하면서 작년에는 30/40대를 앞섰다. 

 

- 각종 자격증 학원은 장년층과 노년층 수강생이 늘어나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은퇴자는 물론이고, 이미 칠순을 넘어선 노인들도 학원에 등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42.3% 수준이었던 60대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매달 증가한 하면서 6월에는 47.4%까지 올랐다. 

어쩔 수 없었지만 사회에는 긍정적

- 다시 경제활동에 뛰어드는게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수십 년 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로 폐기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현재 초저출산/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노인 부양비가 급등해, 국가도 자녀도 노후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스스로 노년에 대비하려는 현상 자체는 한국의 기형적인 인구 구조상 바람직한 일이다. 

청년들은 짠테크 열풍

- 고물가가 게속되면서 일명 MZ세대(1980~2000년 생) 사이에  하루 지출 '0'을 실천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이다. 각종 이벤트나 중고거래 등을 활용해서 한 푼이라도 벌어, 생활비에 보태려고 하는 '무수입족'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영끌'로 투자한 주식/코인 등 자산 가격이 뚝 떨어지고, 물가마저 오르면서, 실질자산이 급격히 줄어든 데 따르는 현상이다. 

무지출 챌린지 

-  '무지출 챌린지'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주일에 며칠 '무지출'에 성공했는지 인증하는 것까지 유행하고 있다. SNS에 챌린지에 참여하는 계층은 자취생 부터 4인 가족까지 다양했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냉장고에 남아 있는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음식을 직접 해 먹는 '냉파(냉장고 파먹기)'가 대표적이다. 

 

- 자취생들은 부모님 집에서 받아온 반찬을 활용해서 끼니를 해결한다. 미용실에 가지 않고 머리를 직접 자르거나 각종 이벤트에 참가해 경품으로 딸려오는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으로 간식을 해결한다. 이런 게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종의 문화처럼 번지고 있다. 

부수입 족

- 안 쓰는 물건을 중고장터에 팔아 부수입을 올리고, 이것을 SNS에 인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안 입는 옷부터 우산, 에코백까지 파는 품목도 다양하다. 이것으로 하루 1000~5000원씩 소소하게 부수입을 벌고, 지출에서 제하면 '무지출'에 더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로 중고거래 앱 '당근 마켓'의 이용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당근마켓에 따르면 올해 6월 월간 순이용 자수(MAU)는 1800만 명으로 나타나 작년 12월(1700만 명) 대비 5.9% 증가했다.

밥값 상승으로 편의점 매출은 상승세

- 직장인들은 식대를 아끼기 위해 구내 식당이나 편의점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는 추세다. 강남역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오 모 씨는 "외식 물가가 너무 올라서 매일 점심을 사 먹으면 돈 모으기가 힘들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편의점 도시락이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해서 애용하고 있는데, 확실히 생활비가 절약된다."라고 말했다. 

 

- 외식 물가 급등으로 편의점에서 점심을 떼우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편의점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5% 늘었다. 품목별로는 즉석식품(12.2%), 가공식품(14.8%) 등 식품류 매출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 반면 중대규모점포(SSM)와 대형마트 매출은 5월 기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8%, 3% 감소했다. SSM에서도 가공식품(1.7%) 매출은 증가했지만 농/수축산(-5.6%), 일상용품(-5.1%)의 판매는 감소했다. 가구마다 지출을 줄이고자 장보는 일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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