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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상

수능 재수의 경제학

by 신끼루 2024.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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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재수 경제학

수능 재수의 경제 부담

- 맘에 안 드는 대학, 맘에 안 드는 학과라도 그냥 다닐 것인지, 아니면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꽃다운 청춘 1년을 더 바칠 것인지, 올해도 많은 수험생이 이런 고민을 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그 선택이 쉽지는 않다. 

 

한두 푼이 아닌 재수 비용, 1년이라는 시간, 수험생 본인은 물론 부모의 마음고생까지 생각했을 때, 재수는 과연 남는 장사일까? 

10개월의 시간과 4000만원의 비용

- 1년 재수하는 데 대학 4년 등록금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 서울에 있는 웬만한 학원의 재수종합반은 한 달 수강료가 200만 원을 넘어간다. 교재비, 특강비, 모의고사 비용 등은 별도다. 다 합치면 월 300만 원에 이른다. 2월부터 11월까지 10달간 학원비만 3000만 원이다. 

 

지방 학생이 서울에서 재수한다면 비용은 더 불어난다. 숙식까지 학원에서 해결하는 기숙학원의 월 비용은 400만원이 넘는다. 기숙학원이 아닌 일반 재수학원에 다니더라도 학원 근처 원룸이나 오피스텔 월세로 100만 원은 내야 한다. 재수하기로 결정한 자녀를 둔 학부모가 '징역 10개월에 벌금 4000만 원' 형을 받았다고 농담처럼 말한다. 

 

사립대 4년 등록금이 평균 3000만원이니 재수만 안 해도 대학 4년 등록금을 버는 셈이다. 그런데도 재수생은 늘어만 간다. 작년 11월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응시자 중 고등학교를 이미 졸업한 사람이 15만 7368명으로 전체의 35.4%였다. '현역(고3재학생)' 대 재수생 비율이 대략 2대 1이니 동년배 학생의 절반가량은 재수하는 것이다. 

 

올해는 의대 정원 확대 등으로 재수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더 고생하면 평생 이득일까?

 

 

-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재수생이 증가하는 것은 비용을 초과하는 효용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작년 발표된 '대학 서열과 생애 임금 격차' 논문에서 명문대 출신이 노동시장에서 얼마나 큰 이득을 누리는지를 분석했다. 논문은 143개 대학을 입학생 성적에 따라 다섯 개 그룹으로 나누고, 이들 대학을 졸업한 1243명의 임금을 비교했다. 

 

최상위 그룹(그룹5)에는 서울대를 비롯해 서울 상위권 대학과 교대 등 16개가 포함됐다. 그룹 4(16개)에는 서울 중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 일부가 들어갔다. 최하위인 그룹 1은 49개 지방 소재 대학이 들어갔다. 

 

 

- 그룹 5 대학 출신은 그룹 1보다 25~59세에 걸쳐 평균 30% 정도 높은 임금을 받았다. 40~44세에는 격차가 50.5%까지 벌어졌다. 그룹 5와 그룹 4간에도 전 생애에 걸쳐 5~15%의 임금 격차가 있었다. 논문은 출신 대학에  따른 임금 격차를 금액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단,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임금 근로일자리 소득 결과'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수치를 가늠해 볼 수는 있다. 이에 따르면 근로자 평균 연소득은 20대 2880만 원, 30대 4332만 원, 40대 4968만 원, 50대 4656만 원이다. 최상위 대학 졸업자의 연봉이 평균치보다 30% 높다고 가정하면, 평생 4억원 넘게 더 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수와 출산율의 관계 

 

 

- 재수생들의 대입 성적은 어떨까? 한국교육개발원이 2005~2013학년도 재수생의 대입 성적을 분석한 자료가 있다. 분석 결과, 재수생의 수능 평균 등급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모두 고3 때에 비해 높아졌다. 또 재수생의 58.5%, 반수생의 21.6%가 고3 때 성적으로 갈 수 있었던 대학보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입에서도 재수생 강세다 두드러진다. 대학가에서는 서울 주요 대학 신입생 중 재수생을 포함한 'N수생' 비율이 40%를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재수가 개인으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인지 몰라도 재수생이 늘어나는 만큼 사회적 비용은 커진다. 일부에서는 저출산의 한 원인으로 재수를 꼽는다. 

 

대학 입학이 늦어져 취업과 결혼, 출산도 줄줄이 늦춰지기 때문이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이미 작년 12월부터 원룸, 오피스텔 등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한다. 재수생이 몰린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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