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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기업

VC 벤처캐피탈 현실 (중소/신생 업체에 닥친 악재)

by 신끼루 2022. 6. 29.

 

중소/신생 VC벤처캐피털의 현실. 위기에 빠진 기업과 한창 날아오르려는 기업은 어디일까? 

벤처캐치탈-현실
중소/신생 벤처캐피털에 닥친 악재

금리인상에 돈 가뭄

- 신규 펀드 조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사기로에 놓인 VC들이 적지 않다. 한참 전에 만든 펀드로 수년간 유지하는 VC들이 한 둘이 아니고, 일부는 자본잠식 상태 거나 전문인력 부족, 1년간 미투자 등으로 경고를 받은 곳도 있다.

 

- 중소기업 창업 투자회사 전자공시(DIVA)를 보면, 에쓰 비인 베스트먼트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결성해서 25년이 만기인 펀드 2개를 운용 중인데, 이후에 새로 만든 펀드가 없다. 이곳은 상근 전문인력 2인을 갖춰야 하는 창투사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해서 올해 3월 중기부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았다. 

 

- 문화 콘텐츠 투자에 강했던 티지 씨케이 파트너스는, 총 4개 펀드를 운용 중인데, 3개는 2년 내에 만기고, 나머지 1개는 2026년 운용이 끝난다. 이 하우스는 자본 잠식률이 50%를 초과해서, 올 3월 중기부가 경영 건전성 개선 조치를 내렸다. 투썬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만기인 펀드 2개와 이미 2019년 만기였던 펀드 1개를 보유했다. 

 

 

- 통상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기관 출자사업들은, 펀드 운용 기간을 7~8년으로 설정하고, 투자기간을 3~4년, 나머지는 회수기간으로 잡는다. 투자기간인 3년 내에는 보통 조합 운용의 대가로 관리보수를 약정 총액에서 2.1~2.5% 수준으로 설정하고, 회수기간에 돌입하는 3년 이후에는 투자한 뒤 회수하지 않은 금액(투자 잔익)에서 해당 비율 수준으로 측정한다. 

 

- 회수기간에는 관리보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 VC들은 인건비와 사무실 임대 등 고정비 충당을 위해서는 신규 펀드 결성이 필수다. 자체 보유자금이 많아서, 본계정 투자가 활발한 VC가 아닌, 펀드를 기반으로 하면서 회수기간에 접어든 펀드만 보유하고 있는 곳들은 자본금을 까먹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 리키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실제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결국 창투사 지위를 잃은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는 포트폴리오에 어떤 분야를 담았는지에 따라 희비가 극도로 엇갈릴 수 있다. 바이오를 시작으로 산업 전반의 스타트업 밸류가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VC만 보는 LP(펀드 출자자)

-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대형 VC와의 출자사업 경쟁을 뚫기 힘들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 넘치는 유동성과 맞물리면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뿐 아니라, VC들도 펀드 대형화에 힘을 줬고, 거대한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이 대형 펀드로 흡수됐다. 

 

- 큰 돈을 저축할 때 제2금융보다 제1금융을 선호하는 것처럼, LP들도 자본력이 세고, 펀드 규모가 큰 VC들을 선호한다. 결국 대형 펀드를 굴리는 대형 VC들은, 더 많은 LP들의 선택을 받고, 좋은 스타트업 발굴 기회를 선점하면서 격차를 더 벌려온 이유다. 

 

- 트랙레코드나 네트워크 차원에서 이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는 신생이나 중소형 VC는 모태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의 출자를 통해서 펀드를 조성하면서 생존해왔다. 그러나 작년과 재작년 벤처투자 붐으로 캐피털사나 증권사 등 기관투자가마다 직접 VC 투자에 나서는 비중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VC 출자 규모가 줄었고, 출자자 모집 경쟁이 더 세졌다.

기관은 보수적 투자로 선회 

- 최근 금리인상 기조가 본격화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유동성 위축으로, 모험자본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출자 기조도 더욱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VC 출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잇달아 출범하면서, 끌어올 수 있는 민간자금 파이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되더라도, 매칭 할 LP들을 모집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 이유다. VC업계 다른 관계자는, "모태펀드 출자 사업 경쟁률이 배로 늘어난 건 물론이고, 요즘 금리 인상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안전자산 투자를 늘리고, 모험자본인 VC 출자 규모를 줄이면서, 모태펀드에 매칭 해줄 LP들 돈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 또 주니어가 아닌 3년이상 경력자로 펀드를 담당할 수 있는 심사역이 부족한 것도 신생 및 중소형 VC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다. 결국 VC들 사이에서도, 자금력이 세거나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대형 VC, 금융지주 등이 중소형 VC를 사들이면서, 손바뀜 현상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실제 교육업체 메가스터디의 자회사 메가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JB금융지주에 매각됐고, 같은 기간 신기사 위드윈 인베스트먼트는 부동산 투자사 스타브 리지에 인수됐다. 창투사 수림 창업투자도, 지난해 3월 DGB금융지주 품에 안겼다. 

 

- VC구조조정은 2~3년 전에 터졌어야 했으나, 코로나19로 각 정부가 시장에 돈을 뿌리면서, 터질 시기를 미뤄준 셈으로, 이 위험한 상황을 잘 버티는 하우스는 크게 성장할 테지만, 역량이 없는 곳은 사라질 것이다. 

펀딩 성공해도 수탁기관을 못 구한다

- VC들은 벤처투자조합 결성 시에 규모와 관계없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금융기관에 재산을 수탁해야 신규 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데, 금융권마다 수탁을 거절하면서 수탁기관을 찾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다 결국 프로젝트가 다른 VC손에 넘어가고 만다. 

 

-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C들 가운데 펀드레이징에 성공했음에도, 금융기관에 수탁을 맡기지 못해서 신규 펀드 결성에 차질을 빚는 곳이 늘고 있다. 신생이나 중소형 VC들은, 눈에 띄는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기 어려워, 투자 대상을 정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프로젝트 펀드에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그러나 수탁계약을 맺는 데 차질이 생기면서 중소 VC의 위기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수탁 계약서가 없으면, VC들은 펀드 결성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과 증권사, 산업은행, 농협, 예탁결제원 등이 수탁업무를 담당한다. 연간 수탁 보수율은 펀드 설정액의 0.05%에 불과한데,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불법운용 사태로 수탁사에 대한 책임 논란이 거세지자, 수탁업무를 꺼리는 분위기다. 

 

 

- 특히 VC들이 급격히 늘고, 저마다 신규 펀드를 결성하면서 수탁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진 상황이다.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 출자를 받거나, 규모가 큰 펀드가 아닌 이상, 수탁을 맡기기가 매우 힘들다. 블라인드 펀드를 이미 만들어 굴리는 하우스는 문제가 안 되겠지만, 신규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 웃돈을 얹어주고 돈을 맡기는 상황이다. 

 

- 이것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당장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특히 벤처투자조합의 경우, 규모 자체가 20억 이상 이어야 결성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정해뒀기 때문에, 수탁 의무와 관련한 근거 규정이 따로 없다. 의무 수탁 기준을 변경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려면, 관련법 자체를 개정해야 하는데, 현재 개정 논의는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다. 

 

- 수탁업무를 맡을 기관을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 늘리는 것도 대안으로 생각 중이지만, 이것조차도 금융당국에서 수탁기관을 지정해두고 있어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중기부 측 설명이다.

돈맥경화 없이 잘나가는 VC도 있다. 

- 하우스마다 펀드 운용 역량이나 전략에 따라 처한 상황은 천차만별이다.  최근 5년 내에 설립된 VC 가운데 눈에 띄는 곳으로 위 벤처스가 꼽힌다. 2019년 하태훈 대표가 설립한 유한책임회사(LLC) 형 VC로, 쟁쟁한 트랙레코드를 쌓은 대표 펀드매니저급 파트너들이 모인 덕분에, 빠른 펀드 결성과 투자 집행이 가능했다. 

 

- 작년에만 펀드 7개를 결성해서, 운용자산(AUM) 기준 36위에 올랐다. 주요 투자처는 최근 상장에 성공한 청담 글로벌, 가온 칩스를 비롯해 우주분야 스타트업 컨텍, 자비스엔빌런즈 등이 있다. 

 

- 에이벤처스도 맨파워 측면의 펀드 결성/투자 역량에서 빠지지 않는 신생 VC다. 특히 지난달 다섯 번째 민간펀드를 결성하면서, 이전에 자금을 넣었던 출자자(LP)를 다시 유치해서 LP와의 두터운 신뢰관계를 드러냈다. 작년 기준 AUM은 57위다.

지역 공략

- 인라이트벤처스는 틈새시장을 노리며, 대구 등 지역에 거점을 마련하고, 성공한 경우다. 비수도권에도 투자할 만한 기업들이 많은데,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 아래 대구와 광주, 대전을 기반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온 것이다. 지자체 및 산학연과 관계를 구축한 것은 물론, 지역 기반 스타트업들과 이들의 기술이 필요한 기업들을 연결하면서 자리 잡았다. 

 

- 대표 포트폴리오사는 신선제품 재사용 배송 박스 개발 에임트, 개인용 방송장비 피보 하드웨어 쓰리 아이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세우고, 동남아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 말 유엔 산하 국제금융기구 녹색기후기금(GCF)의 자펀드를 론칭해 내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AUM은 40위로, 연말 결성할 GCF 펀드까지 합치면 규모는 훨씬 커질 전망이다.  

ESG 특화

- 디쓰리쥬빌리는 2011년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를 표방하면서 출범한 국내 첫 임팩트 투자전문 하우스다. 이덕준, 윤훈섭, 임성훈 등 세 파트너가 설립했는데 모두 창업부터 IPO와 M&A 등을 통한 엑시트까지 경험해온 만큼, 투자 수익성과 안정성을 비롯해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에 대한 깊은 철학으로 국내 임팩트투자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현재 IPO를 준비 중인 희귀 질환 치료 진단업체 쓰리 빌리언, 소외계층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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