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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기업

불황에도 프리미엄 택시/가전은 완판

by 신끼루 2024. 2. 21.

불황-프리미엄-가전-택시-불티
프리미엄 택시 가전

틈새시장 파고든 대형 승합택시

- 1만 2500원 VS 2만 6300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서울역까지 약 7.8km를 이동하는 데 드는 택시 요금이다. 일반 택시로는 1만 2500원이지만, 프리미엄 택시를 타면 2만 5000원이 훌쩍 넘는다. 출퇴근 시간이나 늦은 저녁 호출이 밀려들 때는 2만 6300원, 2만 7000원까지 불어난다. 

 

두 배 이상 비싼데도 프리미엄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택시가 부족한 시간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가 서비스 품질도 일반 택시보다 한 수 위라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역대급 호황으로 비싼 택시 많아져

- 최근 국내 택시시장에 '프리미엄 택시 4대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카카오벤티, 아이엠택시(진모빌리티), 타다넥스트에 이어 티맵과 우티(UT)가 합작해서 '우티 블랙'이라는 이름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면 서다. 프리미엄 택시는 9~11명이 탑승 가능한 대형 승합 및 고급택시 면허 기반 서비스다. 

 

고객 응대 서비스 교육을 이수한 기사가 목적지를 가리지 않고 배차하는 시스템이다. 차량 내 무료 와이파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갖췄다. 2019년 12우러 카카오 T 벤티가 서울에서 100대 규모로 시작한 이 시장은 4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서울/경기 지역을 누비는 대형 프리미엄 택시는 최근 3000대를 넘어섰다. 

 

카카오T 벤티가 1500대로 가장 많고, 아이엠택시 1000대, 타다 넥스트 500대 순이다. 우티 블랙은 100대 미만으로 시범 운영 중이다. 시장 점유율은 운행 대수와 비슷한 비율로 추산된다. 우티는 대형 승합 대신 고급 세단에 전문 수행기사를 제공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 프리미엄 택시 사업자 사이에서는 '역대급 호황'이 시작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프리미엄 택시 이용자가 늘어 관련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카카오 T(카카오모빌리티) 외에 돈을 버는 사업자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이엠택시를 운영하는 택시 운수사업자 진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월간 영업이익 2억 4000만 원을 냈다. 

 

올해에는 출범 후 처음으로 130억~200억 수준의 연간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훨씬 좋으니까 비싸도 탄다

- 경기 침체로 지갑을 닫는 소비자가 많은데, 일반 택시값의 두 배 이상을 주고 프리미엄 택시를 타는 흐름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도 있다. 프리미엄 택시의 무기는 '친절/청결/안전'으로 요약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타도 만족스럽게 이용할 수 있다는 대목이 높은 평가를 받는 모습이다.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저녁 시간대에는 프리미엄 택시의 장점이 더 발휘된다. 밤 12시 무렵 '택시 불모지대'로 꼽히는 강남역에서도 프리미엄 택시는 쉽게 잡힌다. 팬데믹 꿉꿉하고 담배 냄새나는 택시 환경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요금을 더 내고라도 편안하게 이동하는 것을 원하는 추세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평균적으로 30~40대 여성의 이용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의전이 필요한 기업 고객 등 공정 이용층도 있다. 한 프리미엄 택시 기사는 "한 번 타보면 계속 부르게 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재이용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불붙은 프리미엄 가전 시장

 

 

- 'LG퓨리케어 오브제컬렉션 하이드로타워'의 출고가는 139만원이다. 5만 원 안팎에 팔리는 일반 가습기 대비 30배가량 비싼데도 작년 11월 말 출시 이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월 1만 대를 돌파하더니 1주일 사이에 2000여 대가 추가로 팔렸다. LG, 삼성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소비 욕구를 자극할 만한 고가 제품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초저가 중국산 제품을 파는 알리, 테무 열품과 '동전의 양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달 만에 200억 원 팔린 가습기

- LG전자가 작년 11월 29일 출시한 프리미엄 가습기인 하드로타워의 판매량은 24일까지 누적 기준으로 1만 2519대에 달했다. LG전자가 이 정도의 초고가 가습기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카도, 독일의 벤타 등 전통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브랜드의 가격도 70만 원대다. 

 

LG전자의 '초고가 실험'은 내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가습기 시장 규모는 연간 550억원 가량이다. LG 전자는 하이드로타워 단일 제품만으로 두 달 만에 매출 약 200억 원을 달성했으니 '대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1000만 원짜리 초고가 냉장고인 '인피니트 라인'으로 고가 가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테리어와 가전의 조화를 중시하는 '슈퍼리치'를 겨냥한 제품이다. 경기 침체가 깊어진 지난해 초부터 제품군을 대폭 보강했다. 현재 냉장고/오븐/식기세척기/인덕션/에어컨 등의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인피니트 라인 냉장고는 가격이 최대 1000만원에 육박한다.

 

와인셀러, 김치냉장고 등이 합쳐진 인피니트 키친 세트는 1000만~2000만원을 호가한다. 인피니트 무풍 에어컨은 냉방 면적에 따라 가격이 404만~1260만 원에 달한다.

소비 욕구 자극하는 상품은 통한다

- 유통업계는 비쌀수록 가전이 잘 팔리는 현상을 소비 양극화의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선물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디지털 가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했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442%)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고단가 상품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소형 가전 시장에서도 '스몰 럭셔리'가 유행을 타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용 빔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 2세대는 뉴스위크, 테크리셔스 등 해외 매체에서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이 제품의 출고가는 119만 원으로, 캠핑족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LG 전자가 선보인 식물 생활가전 '틔운 미니'는 집들이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고가는 19만 9000원이다. 실내 식물 키우기와 조명 스탠드를 결합한 인테리어 제품이다. 집들이에 돈을 쓰려는 젊은 여성들이 틔운의 주요 구매층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통업계 광계자는 "생활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긴 했지만 기능이나 디자인에서 확실하게 차별화한 제품은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하이드로타워만 해도 공기청정기와 가습기 기능을 결합했다. 가열한 물을 공기 청정 필터를 거쳐 분사하는 방식이다. 

 

전원이 꺼지면 자동 건조를 통해 가습기에 세균이 번식하는 것도 막는다. 이렇게 위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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