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술과 기업

유통 단가 낮추기 위해 MD가 소 키운다

by 신끼루 2022. 6. 7.

높아지는 물가 속에 유통가에도 혹독한 바람이 분다. 유통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 MD가 소를 키우고 산지 직매입을 늘리고 있다. 

 

유통 단가 낮추기
유통 단가 낮추기

유통 단가 낮추기 위한 혈투

- 물가가 치솟으면서, 대형마트/편의점 등 유통업계의 'MD', '바이어'와 같은 상품 기획자들은, 요즘 '가격 낮추기'에 고민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직소싱을 확대하거나, 산지로부터 직 매입하는 등 유통 단계를 줄여서,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 직소싱은 수입대행업체를 거치지 않고, 현지 법인을 세워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지금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스태크플레이션(경기 침체 + 물가 상승)에 가깝기 때문에, 비용 증가에 의한 물가 상승과 경기 위축이 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비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줄일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유통 단가를 낮추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유통 단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다. 공통적으로 '좋은 산지를 찾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 가장 좋은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산지를 찾아 나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로컬(지역) MD, 바이어'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 최적의 산지를 선별하고, 지역 농가 등 유통 네트워크를 축적해서 곧바로 유통 단계를 줄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홈플러스는 최근 로컬 MD를 내세워서 신선농장을 70곳에서, 700곳으로 10배나 확대했다. 신선농장은 가격이 평균 20% 오른 10가지 과일을 생산할 농가를 선별/지정한 곳이다. 

 

 

- 편의점 CU는 최근 엄선한 양계농장과 1년 장기 계약을 맺고, 달걀을 직매입 하기로 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장기계약을 맺어, 달걀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계약 가격에 유통될 수 있도록 해 가격 변동성을 줄였다."며, "양계농장을 선별하는 데 로컬 MD의 역할이 컸다."라고 말했다. 

 

- 수산물 쪽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지난 6개월간 대량 매입해, 원가를 절반으로 낮추면서 준비해 온 참다랑어회를 최근 공개했다. "고등어, 갈치, 오징어 같이 반찬류에 자주 오르는 것들은 대중선 어는, 물가와 직결돼 있다 보니 최근 업무가 더 중요해진 느낌"이라며, "수산물 가격은 예측이 어렵고, 철이 아닌데 많이 잡힐 경우 매입 여부를 신속히 결정해야 하는 등 현장에 밀착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상품기획자가 직접 경매나 농장을 맡기도 한다.

- 롯데마트는 '매매참가인' 자격을 취득해서 직접 한우 경매에 참가한다. 충북 음성 공판장에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롯데마트 축산팀 MD는 "매매참가인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쉽진 않았다"며, "매일 아침 9시 경매에 참가하면서 현장을 지키고 있다 보면, 가격 변동에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직접 소를 키우기도 한다. 킴스클럽은, 올해 3월부터 쉬고 있는 농가를 임대해서 현재 송아지 200마리를 위탁 사육 중이다. 농가에 위탁사육비를 보전해주고, 사육만 맡기는 식으로, 이 과정에서 사육장 운영 등 전반적 관리는 축산 MD가 담당한다. 유통구조의 첫 단계인 '생산'을 킴스클럽 축산농가에서 시작해, 유통단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 킴스클럽은, 수산물 전복도 양식장에서 구매해서 직접 관리함으로써, 유통단가를 낮추고 있다. 킴스클럽 관계자는, "중간 도매상을 거쳐야 할 일을 직접 하다 보니 비용이 줄어든다"며, "송아지는 1~2년 뒤 20% 저렴하게 가격대가 형성될 것 같고, 전복은 실제 20% 싸게 판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수입 상품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생산지 찾기에 열중한다. 수입품목은 환율이나 공급망의 영향을 받는 등 국제 경제에 따른 변수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사전 대비에 더 철저해야 한다. 그래서 수입 산지를 다변화해서, 사전에 재고량을 확보하거나, 산지에서 직 매입하는 직소싱을 확대하고 있다. 

 

 

- 이마트는 환율 상승과 국제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를 고려해서, 재고량을 기존 대비 3배(100t ->300t) 늘렸다. 특히 최근 국내/외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유행하면서, 이것을 피해 갈 수 있는 산지로 수입처를 변경했다. 트레이더스는 커피 원두값 급등을 고려해서 산지에서 직 매입해 로스팅한 뒤 판매하는 식으로 가격 군살을 뺐다. 

 

- 이미 오렌지는 전체 수입물량 중 직소싱 비중을 지난해 보다 확대(50 -> 80%)하고, 미국산 대신 스페인산으로 일부 대체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외법인을 통해 기존 거래처 외에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곳을 추가로 알아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 홈플러스는 수급이 불안정한 미국산 체리의 산지를, 우즈베키스탄으로 변경해서 15~20% 정도 가격을 낮췄고, 수입 되지고기 물량을 68% 추가 확보했다. 

상품기획자의 역량이 업체 경쟁력으로 직결

-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품기획자들의 활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산지 등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상품기획자들이 최근 다른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다."며, "물가가 뛰면서 말 그대로 인재 전쟁"이라고 말했다. 

 

- GS리테일 관계자는, "MD 육성을 위해 주중 하루는 트렌드 수집이나, 산지 방문 등의 날로 정하기도 했다"며, "이런 부분이 MD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되고, 자사의 상품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품기획자가 얼마나 부지런하고, 역량이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 결국 이것이 각 유통업체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에서는 직소싱이나 유통업체의 직접 생산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 유통업체가 직접 생산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시장지배력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관련 글: 한국/국내 제약 사 '간편' 경쟁

관련 글: 고가 브랜드 속 가성비 제품이 사라진다

관련 글: 미래 고객을 잡아라 (키즈 테크 산업)

댓글


// 화면에 버튼 생성
top
// 버튼 클릭 시 효과 설정 // 화면에 버튼 생성
bot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