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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과 에너지

국내 수소 연료 전지 발전소의 현실

by 신끼루 2022. 7. 1.

수소연료에 대해 한창 뜨겁다가 요즘 다시 솔솔 올라오고 있는데, 현실성은 얼마나 될까?

 

국내-수소-연료-전지-발전소
국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전국 곳곳에 짓고 있는 수소발전소가 친환경?

- 작년 9월에 15개 기업이 연합한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출범했다. 2030년까지 43조 원을 투자해서 화려한 수소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었다. 실제로 철원/청주/충주/울진/음성/문경/안동을 비롯해서 전국의 중소 도시에 소형 연료전지 발전소를 핵심으로 하는 수소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기업이 등장했다. 

 

-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서, 전기를 생산하는 화학적 발전설비다. 이런 수소연료전지가 대표적 친환경/청정 발전설비로 알려지고 있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지구의 대기를 뜨겁게 만들어버리는, 이산화탄소나 미세먼지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 그러나 수소연료전지를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청정 설비라고 하기는 어렵다.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의 생산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는 아직도 아득한 꿈속 이야기일 뿐이다.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한 수전해는 여전히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먼 미래의 기술이다. 

 

 

- 전 세계 어디에서도, 충분한 양의 그린수소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액화 천연가스(LNG)의 개질은, 탄소중립의 목표와 어울리지 않는다. 수소 1t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5.5t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설비에 따라서는 20t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도 있다. LNG를 직접 연소시킬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 LNG개질 공정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충전소의 벽을 푸른색으로 칠해 놓는다고, 사정이 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수소충전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꼼수일 뿐이다. 

 

 

- 수소 강국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2700만 t  수소중 80%를 수입하겠다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비현실적인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에너지 빈국으로 남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을 위해서 다른 나라가 엄청난 양의 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순진한 것이다.

 

- 남을 위해 자신들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사고 위험을 감수해야 할 이유가 없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은 1.9%를 넘지 않는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전 지구적 기후위기는 여전할 수밖에 없다. 

수소의 폭발 위험과 운송/저장

- 2019년 강릉 수소 폭발 사고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같은 해에 핀란드 오슬로 근교에서도, 수소충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수소가 가볍기 때문에, 폭발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은, 그런 현실을 무시한 억지일 뿐이다.

 

 

- 수소의 운송/저장이 쉬운 것도 아니다. 수소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기체이기 때문이다. 액체로 만들거나, 암모니아로 전환시키겠다는 발상은, 기술적으로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거대한 수소 튜브트레일러들이 장대 터널/교량이 유난히 많은 우리나라 고속도로와 국도를 누비고 다니는 현실은 걱정스럽다. 

 

- 액화시키거나, 암모니아로 전환해서 운송/저장하겠다는 발상도 화학적으로 황당한 것이다. 수소를 액화시키기 위해서는, 온도를 섭씨 영하 253도까지 떨어뜨려야 한다. 기술적으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악취와 독성이 강하고, 연소 특성이 매우 나쁜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일도 쉽지 않다. 

 

- 암모니아를 직접 연소시키기도 어렵고, 다시 분해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일도 경제적으로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대한 잘못된 인식

 

-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도심의 미세먼지를 깨끗하게 정화시켜준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거기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연료전지에서 더 많은 전기가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가 가속되는 것은 배터리에 저장되어 있는 전기가 더 많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 자동차에 탑재되어 있는 수소연료전지의 역할은, 자동차를  직접 움직이도록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를 충전시켜주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양산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전기차의 60%나 되는 용량의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충전 케이블이 없는 '수소 전기차'일뿐이라는 뜻이다. 

 

- 폭스바겐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차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 전국의 중소도시에 걷잡을 수 없이 들어서고 있는 20MW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에 대한 경계심도 필요하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산화탄소가 시커먼 매연만큼이나 심각한 대기오염 물질이다.

 

- 온실가스를 계속 내뿜는 개질 수소를 이용하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중소도시의 주거지역 근처에 설치하는 것은 절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발전소가 지역 경제와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순진한 기대는 섣부른 것이다. 오히려 정부의 보조금을 노리는 외지 기업이 지역의 환경을 망쳐버리고, 주민들의 생활을 불편하게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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