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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상

극과극 소비 | 늘어나는 위스키 직구와 무알콜 맥주

by 신끼루 2023.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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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극 소비

술값보다 세금이 더 높은데 늘어나는 '위스키 직구'

- 해외에서 위스키를 들여오면 세율이 72%에 달하는 주세를 비롯해서 관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이 줄줄이 붙는다.. 술값보다 세금이 더 크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최근 3년 새 한국인들의 위스키 해외 직구는 약 100배 늘어났다.

 

주문 폭주에 한국 배송 막기도 

- 세계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희귀 위스키를 판매하고 있는,  사이트 중 하나인 아일랜드의 '더싱글몰트숍'은 1월 초 한국 배송을 중단했다. 이 무렵 모든 주문에 대한 무료배송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것 때문에 한국에서의 주문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2월까지 한국에서 오는 모든 주문 처리를 보류할 것"이라고 더싱글모트숍은 밝혔다. 

 

팬데믹 후 세계적으로 위스키 붐이 일면서 한국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위스키를 찾는 수요가 커졌다. 자연스럽게 해외 사이트에서 위스키를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관세청 '연간 온라인 해외직구 수입주류 규모 및 금액' 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로 위스키를 구입한 건수는 7만 4950건에 달했다. 

 

1만 건이 안 됐었던 2021년에 비해 7배가 넘는 주문량이다. 

 

술값보다 더 나오는 세금 

 

 

- 해외에서 주류를 들여올 때 4종류의 세금이 붙는다. 주세,관세,교육세,부가세다. 위스키의 세율은 관세 20%, 주세 72%, 교육세 30%, 부가세 10%다. 해외 사이트에서 배송비를 포함해 총 20만 원어치 위스키를 구입했을 때, 세금만 31만 1104원이 붙는다. 해외 사이트에서 개인이 직구를 하든, 주류 업체가 들여오든 세금은 동일하다. 

 

하지만 개인이 직접 구매할 경우, 유통 마진 등이 모두 포함된 현지 소매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붙는다. 수입사가 들여온 술은 소매가보다 저렴한 도매가가 과세가격이 된다. 동일한 술을 구입하더라도, 개인이 사는 게 더 비싸다는 의미다. 단, 150달러가 안 되는 1L 이하의 술을 단 한 병만 수입했다면 '소액면세제도'를 적용받아 직구가 더 저렴할 수 있다. 

 

구매욕 커진 2030

-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스키 품귀 때문이다. 위스키는 2020년 이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졌지만, 제조 기간이 오래 걸려서 글로벌 제조사들이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물류난까지 겹쳤다. 

 

최근 2~3년 사이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취향이 고급스러워져서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희귀 위스키를 수집하려는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리셀(되팔기)을 목적으로 직구하는 수요도 상당하다. 인기가 높은 고급 위스키는 리셀 가격이 정상가의 3,4배에 달하다 보니, 이럴 경우 세금을 제외해도 이윤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낯선 위스키의 매력

 

 

- 위스키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독특한 것을 찾는 소비자가 늘자 '뉴월드 위스키'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뉴월드 위스키는 전통 위스키 강국인 스코틀랜드/아일랜드와 캐나다/미국/일본 이외 나라에서 생산된 위스키를 말한다. 2022년 국내 판매 증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대만의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이 대표적인 뉴월드다. 

대만의 '카발란'

- 2006년 대만 킹카그룹이 세운 대만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 카발란에서 생산되는 싱글몰트 위스키다. 매니아 사이에서 카발란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로 독특한 향이 꼽힌다. 대만의 덥고 습한 기후 덕에 캐스크(위스키를 숙성시키는 나무통)의 풍미가 위스키 원액에 더 빨리 스며든다. 

 

여기서 비롯되는 독특한 향이 다양한 위스키를 찾는 젊은 세대의 수요와 맞물려서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작년 개봉한 '헤어질 결심'에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소 셰리'가 등장해서 인지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최근 국내 위스키 시장이 확대되면서 대만, 스페인, 독일 등 신흥 제조국의 수입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 챙기자며 4년새 3배 커진  '무알콜 맥주'  시장

 

 

- '분위기는 내고 싶지만 취하고 싶지는 않은'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무알콜 맥주 제품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롯데칠성은 2017년 출시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에 이어 2번째 무알콜 맥주를 상반기 중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급성장하는 시장

-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주류가 아니라 음료로 분류한다. 알콜이알코올이 전혀 없으면 '무알콜', 알코올이 들어있지만 1% 미만이면 '논알코올'로 정의한다. 주류 업체들이 무알콜 라인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무알콜(논알코올 포함) 맥주 시장 규모는 판매량 기준 총 1510만 L였다. 

 

4년 전인 2017년(520만 L)의 3배에 가깝다.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0.3%에서 0.7%로 뛰었다. 유로모니터는 이 시장 규모가 올해 1770만 L (0.8%), 2025년에는 1970만 L (0.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해지는 입맛

- 국내에서 처음 무알콜 맥주를 처음 출시한 회사는 하이트진로음료다. 2012년 탄산음료에 맥주 향과 맛을 첨가한 무알콜 맥주 '하이트제로'를 내놨다. 이후 2017년 롯데칠성음료가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출시해서 시장을 양분했다. 뒤이어 시장에 뛰어든 오비맥주는 논알코올 맥주 '카스 0.0'을 출시했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급성장했다. 건강을 챙기는 문화가 확산한 데 더해서 '혼술'과 '홈술' 트렌드가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술은 즐기고 싶지만 취하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이 선택해 왔다. 일반 맥주와는 달리 온라인으로도 구입할 수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보다 주류 시장의 흐름이 빠른 일본에서도 무알코올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중이다. 일본의 주류 제조업체 산토리가 작년 발표한 '산토리 무알코올 음료 리포트'에 따르면 일본 무알콜 시장은 2015년 이후 8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시장 규모는 4171만 케이스(330mLX24병)로 추정된다. 이건 2021년의 10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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