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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현상

금리 역전 현상 의미

by 신끼루 2023. 2. 14.

금리-역전-현상-의미
금리 역전현상 의미

금리 역전현상

-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 금리가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현재 국내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역전된 주요 이유는 '금리 정점론'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5%로 상향 조정한 뒤 한은은 통화 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말은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상을 분명히 한 이전 결정문보다 완화된 입장이다.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은데,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한은이 1주일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올해 들어서 단기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것도 시장금리를 끌어내린 요인이다. 실제 단기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된 자금만 해도 이번 달 들어서 16조원이 넘는다. 시장 관계자는 "연초에는 기관들이 MMF자금을 예치하는 경향이 있고, 작년 12월에 집행되지 않은 퇴직연금 자금도 MMF로 들어와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국 장/단기 금리 역전도 영향

 

 

- 미국은 2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역전된 것에 이어 10년 만기와 3개월 만기 국채 금리도 뒤집힌 상태다.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영국, 캐나다, 스웨덴 등도 장기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문제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역전이 지나칠 경우에는 한은이 추가 긴축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서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했다. 한동안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의 총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한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수준만큼 긴축이 이뤄질지 논란이 생기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에 더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금리 인하를 점치는 상황이다. 

통화정책 신뢰도 문제도

- 한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시장에서는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 침체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중앙은행(Fed)과 시장의 괴리가 커지면서 Fed의 권위가 도전받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일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음에도,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 시장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Fed와 투자자들의 명백한 단절은 Fed의 정책을 방해한다. 이런 괴리는 Fed가 필요 이상으로 경제를 식히기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위험을 키우고 있다"라고 했다. 

 

파월의 '디스인플레이션' 의미

 

 

- 세계 경제와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 회의'와 'Fed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이번 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을 15차례나 언급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이 용어가 어디서 나왔느냐에 대한 사전지식이 필요하다. 

 

인플레는 총괄적으로 '비용상승'과 '수요 견인'으로 나눠진다. 상승 속도에 따라 마일드/갤러핑/하이퍼, 경기와 관련해 디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골디락스, 정책 의지와 결되서 리플레이션/디스인플레, 공유 경제와 관련해서 데모 크라 플레이션도 있다. 디스인플레는, '인플레가 둔화되는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의미는 '통제가능' 여부다. 

인플레 통제 여부의 중요성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를 강조한 것은 초기 '일시적'이라 오판하고 선제 조치를 취하지 못해 통제할 수 없는 행태변수가 되어버린 인플레가 잡히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인플레 통제 여부는 통화정책의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을 지키느냐 문제다.

 

코로나발 인플레 같은 통화정책 시차(9개월~1년) 내에 모든 가능성이 한꺼번제 제기되는 '다중 복합 공선형' 국면에서 특히 중요하다. 뉴 노멀 디스토피아의 첫 사례인 코로나 사태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위험이었기 때문에 초기 충격이 커서 Fed는 무제한 통화 공급으로 대응했다. 

 

실업률 3.4% 고용창출 목표 도달

- 행태변수였던 인플레가 통제변수가 된다면 성장률 등 다른 거시경제 목표도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는 의미다. Fed가 다음달에 수정 발표할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 내외(작년 12월 0.5%)로 상향 조정하더라도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의 디스인플레 발언 이후 시카고(CME) 패드워치는 올해 금리 인상이 중단되거나 내릴 확률이 80%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3월 이후 직격탄을 맞은 빅테크 기업과 테슬라 투자자들이 희망을 품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추진한다면 고금리와 강달러 부담이 한꺼번에 줄어들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중단 후 증시 방향

 

 

- 경제지표는 경기를 앞서가냐 여부에 따라 선행, 동행, 후행 지표로 나뉜다. 투자자 성향도 위험을 얼마나 감내하느냐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resort to risk)'와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로 양분된다. 요즘처럼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투기 자금이 선두에 서고 투자 자금, 안전 자금 순으로 뒤따라오느냐에 따라 성과가 좌우된다. 

 

올해 들어서 글로벌 자금시장에서는 세가지 그린 슛(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권역별로는 작년 말까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들어가던 자금이 핵심 신흥국으로 환류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중국, 한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 3국의 평균 주가는 한 달 만에 10% 이상 급등했다. 

 

종목 별로는 작년에 낙폭이 컸던 빅테크 종목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에 비해 무려 70% 가깝게 치솟고 있다. 시장 간에는 은행으로의 '역무브 현상'이 중단되고,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무브 현상이 감지된다. 주식과 채권 간 '6대 4' 원칙이 복원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 현상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귀금속 시장에서 증시로의 자금 이동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증시는 경기 향방이 좌우 

- 지금과 상황이 비슷했던 '1994년 이후'와 '1999년 이후' 사례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금리 인상 중단 이후 신경제 신화가 이어졌던 1994년에는 대세 상승기가 전개 됐으나 IT버블 붕괴와 9.11 테러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는 과정에서 경기가 부진했던 1999년에는 증시가 붕괴했다. 

 

작년 12월 제시된 점도표를 근거로 Fed의 금리 변경 경로를 추적해 보면, 다음달 회의에서는 한 차례 더 인상한 후 한동안 중단했다가 올해 말에 내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피벗 추진 기대가 나온 이후 '100대 초반'으로 급락한 달러 인덱스도 조만간 '100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현상

- 전통 시각에 입각한 JP모간 등은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것으로, 주가가 조만간 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등은 장/단기 금리가 모두 내려가는 여건에서는 금융비용이 줄어 경기가 회복되고 주가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반박한다.

 

판단이 쉽지는 않지만 다음달에 발표될 Fed전망에서 미국 경제 성장률이 작년 12월에 비해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여서 일단은 '1999년 이후' 보다는 '1994년 이후'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상향 조정되더라도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불거질 수 있어서 증시는 중간지대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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